인간의 역사에서 비옥한 초승달 지대라 불리는 환메소포타미아 유역은 농경의 시작을 알리는 곳이었고 후기구석기시대 말기(중석기라고도 함)에서 신석기시대로의 과도 단계가 가장 확실히 설명되는 곳이다. 소위 신석기 시대의 종합 세트인 정착생활, 농사, 가축사육, 토기생산에 대한 발전 양상을 이 지역보다 더 확실히 발견할 수 있는 곳은 전세계에 없다. 하지만 그러한 특징도 비옥한 초승달 지대의 서쪽(레반트)과 동쪽(자그로스산 기슭 +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으로 나눠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왜냐하면 신석기 시대는 토기 사용 이전 시기와 토기 사용 시기로 나눌 수 있는데 발견되는 유적지의 수는 서쪽이 더 많지만(서쪽은 주로 토기 사용 이전 관련 유적지) 최초의 토기 사용은 동쪽 지대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
살면서 농경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기회가 얼마나 될까? 평균적으로는 '거의 없다'가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시점의 순서 상 역사책에서는 1만 년 전에 농경이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어느 순간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주 업으로 삼던 사냥을 버리고 농경을 시작할 수 있을까? 무엇인가 그럴듯한 설명이 없다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워 보인다. 이럴 때는 입장 바꿔서 생각하는 것이 현상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 지금으로부터 1만 년 전의 인간은 현생을 사는 우리와 유전학적으로 전혀 차이가 없다. (최소한의 차이를 확인하려면 10만 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본인이 수렵&채집을 업으로 삼고 살아가던 사람이라고 가정해 보자.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은 예나 지금이나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 갑..
고인류는 인류 역사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아마 인간이 몇 만 년 안에 우주로 진출하여 다른 행성에 정착한다 하더라도 고인류의 역사는 여전히 인간 역사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그러기에 절대 무시하고 건너뛸 수 없는 챕터이기도 하다. 하지만 너무나도 길고 방대하기에 머리에 잘 와닿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하여 최대한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짧으면서도 무게감 있게 구석기 시대를 정리해 보았다. 예나 지금이나 생명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먹고사는 문제이고 고인류도 이 문제에서는 예외일 수 없다. 이들이 어떻게 발전하며 살았는지를 알아보려면 어떻게 식량 확보 방식을 개선하며 살아왔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식량 확보 방식의 개선은 다른 말로 하면 에너지 확보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말이다. 우주의 유일한 화..
물리학의 이해를 위해 물체를 분자 & 원자단위로 쪼갰고, 생명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유전자 단위까지 쪼갰듯이,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환원론적으로 인간의 단위까지 쪼개어 이해를 해야 한다. 왜냐하면 역사는 객관적 실체가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인간이 남긴 기록과 전승을 통해 유추될 뿐이기 때문이다. 시중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역사책은 분량의 한계 때문에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를 지면에 할애하지 않거나 비중이 매우 작다. 하지만, 유시민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역사는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의 꿈과 욕망, 사람의 의지와 분투, 사람의 관계와 부딪침, 사람이 개인이나 집단으로 겪은 비극과 이룩한 성취, 사람이 세운 권력의 광휘와 어둠, 사람이 만든 문명의 흥망과 충돌과 융합에 관한 이야기다. ..
흩어져 있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내 식대로 조합해 보려는 자그마한 도전이 제3자가 봤을 때는 건방져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있었던 이야기를 가감 없이 전달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무의식적으로 어떠한 이벤트를 고를지는 결국엔 나의 사관과 나의 가치판단 작용하기 때문에 어떤 이는 이질적으로 느낄 수도 있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나처럼 이것저것 궁금해서 못 참고 관련된 책을 찾아내어 읽었을 때 '뭔가 맘에 안 드는' 혹은 '시원하게 긁어주는 것이 부족하다'라고 느끼는 마니아층이 있을 거라 판단하여 용기를 내어 다음 단원을 시작하려 한다. 이렇게 장광설을 펼치는 이유는 앞으로의 내용도 재미없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인기 있는 주재를(맛집, 여행, 제품 리뷰 등등) 다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