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2 - 영거 드라이아스(Younger Dryas)

인류가 농경에 다다를 수 있었던 여러 요인 중 가장 스케일이 컸던 것은 1만 2900년 전부터 1만 1700년 전 (기원전 1만 900년 전 ~ 9700년)까지 약 1200년간 지속된 갑작스러운 추위이다. 이 이벤트를 영거 드라이아스라고 부르는데, 이 이벤트가 생긴 배경과 지리학적 근거를 살펴보자.

출처:  https://wallhere.com/ko/wallpaper/63826

 

위스콘신 빙기와 로렌타이드 빙상

영거 드라이아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장 최근의 빙하기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인류는 현재 명목상 빙하기에 살고 있다. 이 빙하기는 약 258만 년 전에 시작하였으며 제4기 빙하기라고 불린다. 하지만 빙하기간 동안 항상 추웠던 것은 아니다. 빙하기에는 주기적으로 온도의 변화가 있기에 빙하기와 그다음 빙하기 사이에 상대적으로 온난한 시기를 간빙기라고 부르며, 50여 번에 걸쳐 빙기와 간빙기가 반복돼왔다.

(빙하기 원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https://blog.naver.com/gb145/222870548413 참고)

1960~1990년 연평균 기온 대비 각 시기별 평균 기온 차이 값을 표시한 그래프

그러다가 가장 최근의 간빙기인 Eemian 간빙기(13만 년 전에서 11.4만 년 전 사이)를 지나 10만 년간 빙기가 지속되는데, (과거에는 빙기와 간빙기가 교체하는 주기인 밀란코비치 주기가 약 4만 1000년으로 짧았는데 약 100만~80만 년 전후를 기점으로 10만 년 주기로 바뀌었음) 이 빙기 동안 몇 번의 빙하의 확장과 쇠퇴가 있었다. 아래의 표처럼 지역과 시기에 따라 이름이 다르게 불렸으며 이 주제의 관심 지역인 북미의 최근 빙기는 위스콘신 빙기라 불린다. (약 7만 년 전 ~ 1만 5천 년 전) 위스콘신 빙기의 후반부에는 아래 그래프처럼 평균 온도가 서서히 올라간다. 이는 북미 지역에 있던 빙상의 후퇴를 불러온다.

출처: 기상청
위스콘신 빙하기, 출처:  https://slideplayer.com/slide/14865544/

그 당시의 북미 대륙 상황을 살펴보면, 아래 사진에서 보이듯이 지금의 캐나다 지역이 거대한 빙상에 뒤덮여 있었는데 왼쪽에 있던 빙상은 코딜레란(Cordilleran)빙상이고 오른쪽은 로렌타이드(Laurentide)빙상이다. 위스콘신 빙기에 발달했던 두 빙상은 지구의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점점 북으로 후퇴하면서 빙상의 규모가 줄어든다. (+빙상의 규모 축소는, 알래스카에 머물던 호모 사피엔스들이 남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22,000년 전 북미 (출처:  https://www.ontariobeneathourfeet.com/glacial-lake-algonquin )
 
18,000년 전 북미 (출처:  http://www.virginiaplaces.org/geology/glaciers.html )
13,000 & 11,000년 전 빙상 출처: ForestHistory.pdf

빙상이 북으로 후퇴하면서 녹아내린 물은 지금의 오대호 (슈피리어 호, 미시간 호, 이리 호, 온타리오 호, 휴런 호)와 아가시즈 호를 만들었는데 (위의 우측 그림) 아가시즈호는(Lake Agassiz) 오대호의 왼쪽에 자리한 거대 호수였다. 아가시즈호의 면적은 440,000 km2로써 그 규모는 지금의 흑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하며, 현재 지구상에 있는 모든 호수물을 합친 양과 맞먹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앞으로 이야기할 영거 드라이아스 이벤트는 이 아가시즈 호와 연관이 있다.

출처:  https://news.softpedia.com/news/Traces-of-Flood-Behind-the-Younger-Dryas-Cooling-Found-138923.shtml#sgal_0
 

영거 드라이아스와 아가시즈호

{Antonio Zamora님 채널, https://www.youtube.com/watch?v=cawrBvT1MHM}

영거 드라이아스는 지명 이름이 아니라 기온 급강하 현상에 대한 이름이다. (드라이아스는 고위도 추운 지역에서 자생하는 꽃으로 이 꽃의 번성은 극지기후의 도래를 의미)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이 기온 급강하 현상은 아래의 원인에 의해 발생했다고 한다.

(1) 운석의 충돌

  • 지금의 오대호 지역이 로렌타이드 빙상으로 덮여있던 시기에, 운석이 충돌하게 된다.
  • 운석 충돌의 증거는 이 시대 지층에서 쉽게 발견될 수 없는 많은 양의 백금 성분, 운석 충돌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지형을 들 수 있다. --> 미 동부 해안가에 파편에 의해 만들어진 지형(캐롤라이나 베이) & 네브래스카 지역의 파편에 의해 만들어진 지형(nebraska rainwater basin)
 
운석 충돌의 파편 흔적 - 캐롤라이나 베이(Carolina bay)

(2) 갑작스러운 추위

  • 빙하 위로 떨어진 운석에 의해 하늘로 치솟은 엄청난 양의 물은 (뜨거운 운석에 의해 빙하를 구성하던 물이 하늘로 솟구침) 북미 위에 거대한 얼음결정의 구름을 형성하고 태양열을 막아 갑작스러운 추위를 만든다.
  • 북미에 살던 클로비스 인과 대형동물들은 운석의 충격과 갑작스러운 추위에 의해 대부분 멸종하게 된다.

(3) 아가시즈호 담수의 대량 방출

  • 아가시즈호의 담수를 막고 있던 빙하가 운석 충돌로 인해 사라지면서 우측 지역의 빙하 댐이 사라지자 세인트로렌스 강(St. Lawrence River) 물줄기를 따라 엄청난 양의 담수가 대서양으로 흘러들어간다.
  • 몇 백 년 후 대지를 무거운 무게로 누르던 빙하의 영향이 사라지자, 지형이 일시적으로 융기하면서 아가시즈호의 담수는 방향을 바꿔 멕켄지 강을 따라 북쪽 방향의 북극해로 담수를 쏟아낸다

(4) 열염순환 방해

  • 짠 바닷물에 대량의 담수가 유입되면서 전 세계 바다에 열염순환 오작동을 일으킨다.
  • 열염순환에 오작동(빙하에서 녹은 민물로 인해 밀도 차이가 크게 발생하지 않아 심층해류 형성이 안되는 등의 오작동)이 일어나면 북쪽으로 전달되어야 할 열에너지가 남반구에 쌓이게 되어 북반구가 상대적으로 차가워진다. 장기적 기후 변화에서는 대기 순환보다 열염순환과 같은 해양 순환이 더 큰 영향을 준다.
  • 이 영향으로 인해 기나긴 시간 동안 지구의 평균 온도가 낮아졌고, 대략 1200년에 걸친 이상 기온 현상을 영거 드라이아스라 부른다.
출처:  https://blog.naver.com/kordipr/222349053778
[토막 상식]
열염순환: 열염순환은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류라고도 불린다. 북쪽으로 향하는 표층해류(편서풍과 무역풍의 방향을 따라감_북반구 중위도는 시계방향, 북반구 고위도는 반시계 방향, 남반구 중위도는 반시계 방향, 남반구 고위도(남극)는 시계방향이며 주위에 대륙이 없어서 뺑뺑도는 남극 순환류가 됨)와 남쪽으로 향하는 심층해류의 연결은 마치 컨베이어 벨트처럼 이어져 있고 약 1초에 1cm 정도 움직여서 지구 전체를 1500년에 걸쳐서 돈다.
적도 지방 표면에서 태양열을 흡수한 바닷물은 따뜻하고 염분이 많다. 해수가 차가운 북대서양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많은 열을 빼앗겨 수온 저하가 생기고 물이 얼 때 염분은 빠져나가기에 더욱 밀도가 높아진다. 이러한 차가운 북대서양의 바닷물은 깊은 심해로 가라앉아 거대한 침강류를 형성한다. 여기에 더해 이산화탄소를 바다에 가두는 역할도 한다. 이 심층해류는 남극까지 이어지고 최종적으로 남극 순환류(회전 교차로 같은 역할)에 합류된 다음 인도양과 태평양의 해저를 통해 다시 북상하여 표층해류가 된다.
이를 통해 지구 에너지 균형이 맞춰진다.
출처:  https://www.pressdispensary.co.uk/q991593/images/20k.jpg

아래는 1만 4800년 전부터 1만 1000년 전 사이의 그래프를 확대한 그림이다.

영거 드라이아스(Younger dryas)는 1만 2900년 전부터 1만 1700년 전 (기원전 1만 900년 전 ~ 9700년)까지 약 1200년간 지속되며 지구 전체를 얼어붙게 만들었고, 이는 인류로 하여금 또 다른 혁명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출처:  https://wattsupwiththat.com/2018/05/14/poking-a-hole-in-the-latest-younger-dryas-impact-paper-uniformitarian-impact-craters-part-trois/  (1만 4800년 전부터 1만 1000년 전 사이 온도 변화를 확대한 그래프)

본 글은 네이버 블로그에서 발행했던 글입니다. https://m.blog.naver.com/gb145/223030977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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