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인류의 직계 조상이라 할 수 있는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에서 출발해 순다랜드에 이르렀고, 호모 사피엔스 중 일부는 북쪽으로 향해 지금의 동 시베리아, 중국 북부, 만주 지역에 정착한다. 이곳에 살던 수렵 채집인들은 이후 다시 차가워진 기후로 인해 남쪽으로 그 방향을 틀고 그중 만주의 수렵 채집민 일부가 3만~2만 5000년 전 한반도와 일본 등지로 들어온다. (정확히 말하자면 후에 한반도와 일본이 될 자리 --> 이때 당시에 서해는 육지였고, 동해는 호수였으며 일본과 한반도 땅은 서로 연결되어 있었음) 당시 한반도는 한랭 건조한 기후여서 몽골의 초원과 비슷했다. (순다랜드: 빙하기 때 현재의 동남아시아 말레이 반도부터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자바, 보르네오섬을 잇는 지역에 위치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작..
관점을 동쪽으로 옮겨 우리네 역사와 관련성이 높은 동아시아를 살펴보자. 특히 동아시아사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위치는 남다르다. 자생적 농경 출현이 있던 지역이고, 그 기나긴 역사기록을 통해 우리는 왕조 & 국가의 흥망성쇠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에 들어서 중국은 다시 한번 그 주기에 진입한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축에 속하는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은 비슷한 문화적 DNA를 공유하면서도 각자의 특색에 맞게 발전시키면서 수천 년의 유구한 세월을 함께 해왔고, 가까운 만큼 애증의 관계이기도 하다. 세계 어디를 가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들 끼리는 한정된 자원을(농경지, 주민, 원자재) 쟁취하기 위한 이권 경쟁이 만연하고 내부 정치 불안을 해소하는 창구로써 상대 국가는 더할 나위 ..
비옥한 초승달 지대라 불리는 환메소포타미아 유역을 제외하고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수렵채집인의 생존에서부터 농업에 이르는 '시간적 연속성'을 보여주는 고고학적 유적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기에 비옥한 초승달 지대의 고고학적 유적이 가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정적인 자료를 가지고서도 역사학자들은 상당히 설득력 있는 해석을 내놓았으니 참고삼아 살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세계 각 지역별 농경의 출현 시기는 아래와 같다. 이번 Part에서는 유럽과 이집트의 농경 출현 & 문화적 특징에 대해서 살펴볼 예정이다. 서남아시아(비옥한 초승달 지대) : 기원전 9000년경 이집트, 수단(나일강 유역): 기원전 8000년경 중국(양쯔강 & 황허강 유역): 기원전 7000년경 오세아니아(뉴기니 고지대)..
신석기 시대 종합 세트인 정착생활, 농사, 가축사육 기술은 서쪽에 살던 레반트 지역 사람들에 의해 통째로 동쪽에 전수된다. 그리고 그 지식을 이어받아 신석기 시대의 꽃이라 부를 수 있는 토기의 탄생은 비옥한 초승달 지대 동쪽에서 이루어진다. 이번 Part에서는 미쳐 끝내지 못한 동쪽 지대의 발전 양상을 살펴보자. 비옥한 초승달 지대 동쪽의 문화별 연대는 아래와 같다. 자르지아 문화: 기원전 18,000년 ~ 8,000년 믈레파트 문화: 기원전 9,000년 ~ 8,000년 자르모 문화: 기원전 7,090년 ~ 4,950년 --> 최초의 토기사용 문화 하수나 문화: 기원전 6,500 ~ 5,900년 사마라 문화: 기원전 6,500년 ~ 5,900년 할라프 문화: 기원전 5,900년 ~ 5,300년 우바이드 ..
인간의 역사에서 비옥한 초승달 지대라 불리는 환메소포타미아 유역은 농경의 시작을 알리는 곳이었고 후기구석기시대 말기(중석기라고도 함)에서 신석기시대로의 과도 단계가 가장 확실히 설명되는 곳이다. 소위 신석기 시대의 종합 세트인 정착생활, 농사, 가축사육, 토기생산에 대한 발전 양상을 이 지역보다 더 확실히 발견할 수 있는 곳은 전세계에 없다. 하지만 그러한 특징도 비옥한 초승달 지대의 서쪽(레반트)과 동쪽(자그로스산 기슭 +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으로 나눠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왜냐하면 신석기 시대는 토기 사용 이전 시기와 토기 사용 시기로 나눌 수 있는데 발견되는 유적지의 수는 서쪽이 더 많지만(서쪽은 주로 토기 사용 이전 관련 유적지) 최초의 토기 사용은 동쪽 지대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
살면서 농경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기회가 얼마나 될까? 평균적으로는 '거의 없다'가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시점의 순서 상 역사책에서는 1만 년 전에 농경이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어느 순간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주 업으로 삼던 사냥을 버리고 농경을 시작할 수 있을까? 무엇인가 그럴듯한 설명이 없다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워 보인다. 이럴 때는 입장 바꿔서 생각하는 것이 현상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 지금으로부터 1만 년 전의 인간은 현생을 사는 우리와 유전학적으로 전혀 차이가 없다. (최소한의 차이를 확인하려면 10만 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본인이 수렵&채집을 업으로 삼고 살아가던 사람이라고 가정해 보자.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은 예나 지금이나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 갑..